[프로씨름]이태현 눈물젖은 백두장사
기사입력 1998년 03월 07일 01시 45분
`바람의 사나이' 이태현（22．상비군）이 `눈물의 꽃가마'를 탔다.
이태현은 6일 양평체육관서 벌어진 98양평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100㎏ 이상） 결정전에서 `황소' 황규연（현대）을 맞아 회심의 들배지기를 앞세운 한수위의 기량으로 3대1로 승리해 우승했다.
지난 1월 소속팀 청구의 해체로 무적（無籍）의 설움속에 `회생의 무대'를 기다려온 이태현은 이로써 백두급 통산 8회 우승의 영예와 함께 작년의 절반인 500만원의 `IMF 상금'을 받았다.
95년 10월 3억5천만원의 씨름사상 최고액에 세경진흥에 입단한뒤 작년 7월 팀의 공중분해로 현대로 이적하는 역경을 겪었던 황규연은 이태현의 다양한 테크닉을 극복하지 못해 데뷔 이후 첫번째 `꽃가마 승차'의 기회를 놓쳤다.
1m96, 140㎏의 이태현은 첫판에서 체중이 10㎏이나 가벼운 황규연을 들배지기로 공략하다 8초만에 왼발 호미걸이로 황규연을 쓰러뜨려 기선을 잡았다.
이태현은 둘째판에서 40초 동안의 탐색전끝에 덧걸이 기술을 거는 순간 황규연에 차돌리기를 당해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경기의 분수령은 셋째판.
다섯판까지의 `장기전'을 의식해 적극적인 공격을 하지 않아 무승부가 되는듯 했으나 이태현이 종료 1초를 남기고 극적인 잡치기로 황규연을 모래판에 뉘어 승부의 균형추를 잡았다.
최대고비를 넘긴 이태현은 넷째판 3초만에 밀어치기로 쓰러뜨려 94년 1월 프로데뷔 이후 가장 감격적인 우승을 안았다.
한편 설날대회（1월29일） 챔피언인 2m16의 거인 김영현（LG증권）은 16강전에서 이태현에, 95∼96년 천하장사 김경수 역시 16강전에서 황규연에 무릎을 꿇어 초반 탈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