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백야 러시아 현지로케 촬영중단
기사입력 1998년 03월 07일 01시 07분
이준형 전상희 기자
SBS 역점드라마 `백야 3.98'에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15일 러시아 촬영길을 떠난 배우 스태프를 포함한 촬영팀이 예정보다 50여일 앞선 지난 5일 오전 귀국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현재 주촬영지인 모스크바에는 김종학 감독과 서득원 촬영감독만 남아있고, 최민수 이병헌 심은하 왕희지 등 주요 배우와 스태프를 포함한 20여명의 일행이 5일 귀국한 것.
이들이 촬영을 전면 중단하고 들어온 이유는 현지의 열악한 제작여건 때문. 우선 촬영지 헌팅이 순조롭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최근의 국내 환율폭락과 더불어 최소한 물가가 3배이상 비싸며, 가는 촬영지마다 돈이 드는 살인적인 경제난 때문에 더이상 촬영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다 영하 25도가 넘는 혹한에 독감이 겹쳐 심은하를 비롯한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의 건강도 좋지 않았다고 한다.
18일동안 이병헌이 가장 많은 약 보름간을 촬영했고, 촬영지 헌팅에서 진척이 안돼, 나머지 배우들은 닷새정도 밖에 찍지 못했다.
이병헌은 "나는 특수촬영분 때문에 먼저 들어오기로 예정됐었지만,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는 현지의 열악한 제작여건 때문에 철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종학PD는 러시아의 모스필름과 제작협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계속 잔류해 있을 예정이며, 배우들은 약 10일 이후 러시아로 다시 떠날 계획이다.
제작사인 제이콤측은 "촬영전 모든 부분을 세밀히 챙기기는 했으나, 현장의 경직된 사회분위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백야 3.98'은 당초 작년 11월 현지촬영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대본, 배우, 촬영지, 제작비문제 등 여러 사정으로 2월 중순까지 연기돼오다 이같은 열악한 조건 때문에 또다시 지연을 맞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때문에 당초 7월로 늦춰진 방송시기도 또 한번 연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