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제] 감독 콜 사인없어 답답 '산넘어 산'
기사입력 1998년 03월 06일 15시 18분
쌍방울 조규제（31）가 또다시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지루한 줄다리기 협상끝에 지난 5일 9천500만원에 98연봉 재계약을 했지만 정작 코칭스태프로부터는 `콜 사인'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술 더 떠 김성근 감독은 조규제를 오는 4월11일 시즌이 시작된뒤에도 최소한 2∼3개월동안은 실전에 투입하지 않을 생각을 밝혀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 조규제가 줄곧 1억원을 고집하다 끝내 도장을 찍은 결정적인 원인은 다름아닌 김감독의 `무서운 침묵' 때문이었다.
"이러다가 올시즌 마운드에 오르지도 못하겠다는 불안감이 들었다"는 것이 조규제의 고백.
김감독은 5일 조규제로부터 계약 사실을 전해듣고도 "알았다"는 한마디만 남겼을뿐 계속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김감독은 조규제가 1개월 가량 훈련을 쉬었기 때문에 단기간내에 피칭 감각을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 길게는 전반기까지 조규제없는 마운드 운영을 구상중이다.
또 김기덕 오봉옥 등 마무리 훈련을 쌓아온 다른 선수들의 사기와 전반적인 팀워크를 생각해서도 조규제의 빠른 등판은 어렵다는 생각.
이에 따라 조규제는 지난 5일부터 시작된 마산 전훈캠프에 합류하지 못한채 전주의 잔류군에서 훈련을 재개했지만 천근만근 마음이 무겁기만하다.
개막전까지는 정상 감각을 끌어 올리겠다는 욕심도 부려보지만 의욕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소리를 빠른 시일내에 들을 수 있도록 두배로 분발할 각오입니다."
배수의 진을 친채 `찌든 때'를 벗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조규제의 다짐이 사뭇 비장하다.
[양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