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감독] 월드컵팀졸전 '경질위기'
기사입력 1998년 03월 06일 15시 18분
월드컵축구 대표팀의 계속되는 부진으로 차범근 감독의 경질문제를 놓고 협회가 설왕설래하고 있는 것.
지난해말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월드컵대표팀은 최근 킹스컵국제대회와 뉴질랜드, 호주 전지훈련에서 부진한 플레이를 보여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어 지난 1일 일본서 열린 제4회 다이너스티컵대회 한－일전에 패배（1대2）를 당하면서 차감독의 경질문제는 수면위로 떠올랐고 4일 중국전（2대1 승）마저 졸전으로 이어지자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대한축구협회는 5일 기술위원회（위원장 조중연）를 열고 대책을 숙의했다.
표면적으론 차범근 감독이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 지원체제를 강화해 월드컵 16강 목표를 이룬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술위원들이 차감독의 대표팀 운영에 불만을 나타내며 "경질을 심각히 고려해 봐야 할 때"라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위원들은 지난해말 월드컵 티켓을 획득한 뒤 선수들이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차감독의 현재와 같은 독선적인 대표팀 운영으로는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선 오는 4월1일 잠실주경기장에서 2002년 월드컵공동개최기념 한－일 축구대회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그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는 신중한 의견도 있으나 상당수 기술위원들은 만약 그때가서 사령탑을 바꿔야 한다면 신임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며 차제에 분위기 쇄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실기（失機）의 위험성과 차감독에 대한 미련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축구협회가 어떻게 묘수풀이를 하게될지 주목된다.
[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