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파워피칭' 교과서
기사입력 1998년 03월 06일 15시 18분
`파워 피처'의 전형인 박찬호의 폭발적으로 치솟는 강속구의 원동력은 바로 용수철처럼 튕겨주며 뒤를 받쳐주는 오른쪽 다리라고 라소다 전 감독은 설명한다.
라소다감독은 6일 마이너리그선수들에게 "찬호처럼 폭발적인 공을 던지려면 공을 던지기 직전 약간 내려앉듯 중심을 아래로 이동하다가 치솟는 용수철같은 찬호의 오른 다리 동작을 배워야한다"고 강조하면서 "박찬호의 투구폼과 하체 이용 동작은 교과서"라고 말했다.
5일 박찬호와 서재응（21·뉴욕 메츠）의 경기를 지켜본 허구연씨도 "재응이가 투구시 찬호의 오른쪽 다리 동작을 배운다면 공이 더욱 위력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다저스의 트레이너 팻 스크리나씨는 "찬호의 군더더기 없는 투구폼과 용수철 같은 다리의 탄력은 톰 시버를 연상시킨다"면서 "다저스 투수들중 단연 완벽에 가까운 투구폼을 지닌 투수가 찬호"라고 덧붙였다.
지난 86년까지 활약한 톰 시버는 19년 현역 시절 동안 311승을 거둔 투수로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인 98.8％의 득표를 얻은 `파워 피처'의 대명사.
한게임 10타자 연속 삼진과 10시즌동안 시즌당 200개 이상의 삼진 등 메이저리그 기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시버는 1969년 25승을 거두며 약체 뉴욕 메츠를 월드 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전설적인 투수다.
이제 메이저리그 3년차인 박찬호는 톰 시버와 비견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타고난 어깨에 매끈한 투구폼, 그리고 발군의 하체 사용 등은 박찬호의 롱런을 보장해주는 보증 수표라는 것이 스크리나 트레이너의 설명이다.
스크리나씨는 "투구폼이 완벽하고 하체 이동이나 다리를 사용하는 파워넘치는 그의 동작은 부상의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될뿐 아니라 오랜 기간 투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10년 이상 박찬호가 메이저 리그를 호령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 시즌 20승, 사이영상, 월드시리즈 MVP 등 박찬호에게 기대가 쏠리는 것도 이제 다저스 관계자들은 당연시할 정도로 박찬호의 위상은 높아졌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