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 가족들 한국행 반대 삼성 불안 초조
기사입력 1998년 03월 06일 15시 18분
삼성 외국인 투수 스콧 베이커（28）가 수상하다.
자칫 잘못하다간 외국인 선수 최초로 `먹튀（먹고 튀어라）' 가능성마저 있다.
베이커는 5일 삼성 선수단의 전지 훈련지인 오키나와를 떠나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누나가 교통사고로 중상이라는 연락을 받고, 구단의 양해를 구한 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가스로 일시 귀국한 것.
베이커는 1주일간 미국에 머문 뒤 오는 12일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그러나 베이커를 지켜보는 삼성 사람들의 눈초리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동안 베이커의 집안에선 그가 한국에서 선수 생활하는 것을 한사코 반대했다.
본인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계약금으로 목돈을 쥘 수 있는데다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행을 택했다.
그러던 차에 이번 교통사고 소식이 들려왔다.
베이커가 첫 연락을 받은 것은 지난 3일밤이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알려졌지만 누나가 크게 다친 데다 사고난 차가 베이커 명의로 되어 있는 차였다.
다음날부터 훈련도 안하고 안절부절 못하니 구단에선 별 도리가 없을 수밖에.
서정환감독은 "가족을 중시하는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존중해 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행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가족들이 다시 만류한다면 베이커는 미국에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계약금 2만달러와 2월치 월봉 8천달러는 챙겨놨다.
삼성에 합류하기전에 훈련도 거의 안해 코칭스태프로부터 별로 신뢰감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
충분히 마음이 변할 수도 있다.
베이커의 에이전트인 미국회사 CSMG에선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하지만 알 수 없는 일.
하지만 베이커가 다시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올시즌에 좋은 기량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