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만우 8단●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8년 03월 06일 15시 18분
총보(1∼219)＝최근 국제기전이 늘어나면서 소위 `국제화 기사'라는 말이 생겨났다. 국내기전보다 국제기전에 더욱 치중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기사들을 일컫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웬만한 국제기전의 상금이 5∼6개 국내기전 상금에 버금가며, 크게는 국내기전 모든 상금을 합한 것과 맞먹는 국제기전도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신구기사들을 막론하고 국제기전에서의 우승은, 마치 프로야구선수들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과 같이, 프로의 꿈이며 희망이 되고 있다. 라이벌 이창호 9단과 달리 모두 국내기전과 국제기전에 힘을 쏟을 체력과 집중력이 달리는 유 9단은 자연적으로 비중높은 국제기전에 치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LG배' 결승진출, `동양증권배' 8강진출 등 `국제파'다운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유 9단이다.
이 판은 한마디로 유 9단으로서 `대마잡고 체한' 케이스다. 백 42가 실착으로 `가'에 삭감을 서두를 곳. 사실 이 때가 흑으로선 결정적 찬스였다. 좌변을 41까지 선수로 깬 셈이니 지금이야말로 흑은 `가'로 확실히 하변 일대를 단속해 두었으면 낙승의 국면이었던 것.
흑 43의 욕심으로 하변은 백에 빌미를 제공한 꼴이 되었다. 만약 백 72로 73에 두어 살아갔다면 두손을 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백 72의 실착으로 흑은 다행히 백 대마를 잡을 수 있었지만 그 뒤처리 과정이 좋지 못했다.
흑 81 이하 몇군데 깔끔하지 못한 처리가 있었지만 결정적 패착은 183의 곳에 두지 못한 흑 93. 100까지 봉쇄되고 106까지 되어서는 흑으로선 20개가 넘는 대마를 잡고도 손해를 보는 해프닝을 연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
어쨌든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면서까지 선전하며 거목 유 9단을 보기좋게 물리치고 본선에 오른 강 8단에게 축하를 보내며 본선에서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166＝63, 199＝168, 216＝46, 218＝173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