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뚝딱요리법] (1)묵은 김치 어찌하오리까
기사입력 1998년 03월 06일 15시 18분
겨울이 지나면 주부들은 대부분 묵은 김치로 고민한다.
김치가 시고 물러터져 군내가 나, 밥상에서 애물단지 취급이지만 요즘이야 어디 그런가. IMF시대에 한푼이라도 반찬값을 아껴야 할 터인데.
껍질과 비계가 붙은 돼지고기를 넓죽 썰어 고추장 고춧가루 파 마늘 두부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는 대표적인 묵은 김치 조리법. 그런데 또 없을까?
▲미나리 김치
묵은 김치의 속을 털어내고 약간 잘게 썬다. 미나리 줄기를 5㎝쯤 토막친다. 대파의 둥글고 흰 부분도 같은 크기로 잘라 4등분으로 길게 채썰어 섞는다.
여기에 깨소금과 설탕을 약간 넣어 무치면 파의 향기와 휘발성의 미나리가 묵은 김치의 신맛이나 군내를 신기하게 없애준다.
오이채와 양념고추장을 곁들여 국수나 라면을 비벼먹으면 스파게티로도 흉내내기 어려운 별미가 나온다.
▲버터김치
버터와 식용유 같은 양에 다진 마늘을 볶다가 김치 대파 양파를 굵직하게 썰어넣고 계속 볶는다. 다 익었을 때 참기름을 조금 두르면 버터가 신맛을 없애주는 버터김치.
여기에 떡을 넣으면 간식으로 훌륭한 떡볶이. 따끈하게 데운 두부를 곁들이면 저녁 술안주로 제격이다.
버터김치볶음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고추장과 케첩을 알맞게 푼 뒤, 감자와 당근을 깍두기 크기로 썰어넣고 월계수 한 앞을 띄워 끓이면 서양의 야채@수프 맛을 훨씬 능가한다. 쇠고기 한두 토막을 넣으면 더 구수하다.
▲진니국
신김치와 콩나물 마늘 파를 넣고 끓인 국에 절구에 빻은 마무리 고춧가루를 풀어 들면 속이 시원한 해장국이 된다.
묵은 김치를 조리한다고 땅에 묻은 김장독을 죄다 헐지는 말자. 헐지않은 독 김치는 그대로 덮어 보존했다가 한여름에 꺼내면 보약과 다름없는 별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