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약] '식사 30분전에 먹어야 효과적'
기사입력 1998년 03월 05일 14시 53분
흔히 위장약은 식후에 먹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잘못된 의학상식이다.
신경성 위장병을 고치기 위한 위장약은 식사후가 아니라 식사 30분전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정일 교수는 위장약은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으나 사실은 위장병의 종류에 따라 복용시간을 달리하면 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경성 소화불량은 위 내시경검사를 비롯한 기초검사에서 별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위장장애 증세가 있는 위장질환으로 소화력을 보는 위 배출 기능검사, 위전도검사, 위내압검사 등에서도 뚜렷한 이상증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처럼 확실한 원인을 찾지 못해 신경성 소화불량으로 진단되면 원인치료보다는 증상을 호전시키는 게 고작이다.
우리나라 성인인구 중 적게는 5%, 많게는 20% 가량이 이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경성 위장병에 쓰이는 약의 특징은 식사를 할 때 위의 운동을 촉진하는 것이어서 식후 30분에 먹으면 너무 늦어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배만 더 아프고 심지어 설사에 시달릴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약을 식후 30분에 복용토록 권하는 것은 약에 의한 위장점막 자극증상을 완화시키고 혈중 약물농도의 급격한 상승을 막기 위한 것. 그러나 신경성 소화불량의 경우 약물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식사 때 이미 충분한 양의 혈중농도가 유지돼야만 위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또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도 식전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속이 쓰릴 때 복용하는 제산제는 빈속에 먹으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되나 순간적인 효과밖에 없고, 약효를 지속시키려면 식후 1시간쯤에 먹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위점막을 보호하는 약도 식전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경우에는 다른 약제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손교수는 "신경성 소화불량의 경우 식전 30분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약먹는 것을 깜빡 잊었다면 식사직전에 먹어도 큰 차이가 없으며, 이마저 잊었다면 식사 직후에라도 먹는 것이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