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텍사스촌옆 공사장 안전게시판
기사입력 1998년 03월 05일 14시 53분
몇해전 수많은 학생들을 수장(水葬) 시켜버려 그 강물보다 더 많은 양의 눈물을 쏟게 했던 서울 한강의 성수대교.
그 성수대교가 다시 놓일 때 건설팀들의 구호(?)는 이런 것이었다.
`다시는 끊어지지 않는 고래심줄보다 더 질긴 다리를 놓겠습니다！'
그러나 끊어지기 전의 다리가 처음 놓일 때는 어디 뭐 단단한 결심을 한 구호가 없어서였을까.
모르긴 해도 이런 팻말 하나쯤 붙여 놨었을 것이다.
`전서울시민이 모두 제자리 뜀뛰기를 해도 무너지지 않는 다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문제는 마땅히 해야할 일을 목소리로만 외칠뿐 지키지 않는데에 있다.
경부고속철도 곳곳에서 부실이 발견돼 공사비도 더 들고 공기도 훨씬 길어지게 되고 말았다.
고속철도 곳곳의 교량작업장에도 어김없이 이런 공사장수칙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부실 모래와 불량 철근 추방！！'
그러나 결과는 어땠는가?！
그런데 서울 미아리의 요상한 동네(이른바 묘기 대행진의 메카)였던 속칭 `텍사스촌'이 대성업 중이고 근처에 큰 건물이 들어설 때의 일이다. 공사장에 이런 글귀가 적힌 게시판이 있었다고 전한다.
우리는 작업 중 100% 무사고를 위해 다음을 결의합니다！
☞ 아빠, 여보！ 오늘도 무사히.
☞ 작업 중 안전모 착용.
☞ 작업시간 엄수.
☞ 작업 후 정리정돈.
☞ 작업 중 음주 및 흡연 엄금.
☞ 부실자재 추방.
☞ 사고시 신속히 의료기관 후송.
☞ 순간의 실수 평생 후회.
☞ 하루의 잘못, 1년 공사 망친다.
☞ 정성을 다해 내 집짓듯 일한다.
☞ (적색 글씨) 작업이 끝나면 가정으로 즉시 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