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만우 8단●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8년 03월 05일 13시 49분
제11보(161∼219)＝`7번기 승부의 황제' 조치훈 9단이 최근 대삼관 첫 방어전인 `기성전' 도전기에서 도전자 요다(依田紀基)9단에게 3연승 후 내리 2연패하며 고국 바둑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있다.
당초 박빙의 승부가 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조 9단의 파죽지세에 싱겁게 끝날 것같았던 이번 도전기가 다시금 균형을 잡아나가고 있다. 과연 요다 9단의 대반격이 제6．7국에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현재 일본열도가 흥분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
이렇듯 일본열도가 술렁이게 된 것은 그만큼 요다 9단에게 거는 그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번 만큼은 반드시 그들의 `황태자' 요다 9단이 `세대교체'를 확실히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것이다.
그런 기회란 자주 오는 것이 아니며 기회를 한번 놓치게 되면 후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마음이 간절하다고 해서, 조 9단이 2연패로 잠시 주춤거린다 해서, 성급한 기대를 거는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단지 `팔이 안으로 굽어서'가 아닌 객관적인 전력, 특히 `7번승부'에서의 과거 조 9단은 10명의 정상기사들을 상대로 27번의 7번승부를 겨뤄왔던 관록의 기사. 또한 그 27번 중 실패한 경우는 단 3번. 특히 도전했다 하면 100% 성공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도 갖고 있다.
그에 비해 요다 9단으로선 7번승부에 첫 출장이다. 전력면에선 상대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기대를 거는 것은 도전자가 10세 연하인 점을 감안한 체력전. 이틀 대국 7번승부에선 체력 또한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라 해도 조 9단 또한 결코 많은 나이(42세)가 아니며 일본 모기사의 말대로 "특히 7번승부에서 조 9단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잠재력까지 끌어내는 무서운 사람"이다.
또한 7번승부에서 조 9단은 싱겁게 마무리한 경우보다 마음을 졸이게 만든 예가 더 많았다는 것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66＝▲, 99＝68, 116＝△, 118＝73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