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 관전평]총체적 불안... 한국축구 색깔 찾아라
기사입력 1998년 03월 05일 01시 59분
박종환 관전평
월드컵축구팀은 과연 본선 첫승과 16강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일본과 중국전 2경기를 보면서 축구와 함께 일생을 살아온 나는 회의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현재 우리선수들의 컨디션이 최상이 아니고 아직 월드컵을 대비한 전술도 완숙한 단계가 아니지만 그 내용이 지극히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잇딴 패스미스, 수비허점, 골결정력 부족, 팀워크 등 모든게 불안했다. 제몫을 한 선수는 최성용(23.상무)뿐이었다.
일본전 2실점에 이어 중국전에서도 헤딩으로 선제골을 허용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더욱이 전반 15분 리빙에게 선제골을 내줄 때는 중국 공격수가 3명인데 비해 우리 수비수는 4명이었는데도 대인마크에 실패했다.
수적우세를 확보하고도 내용에서 밀리는건 미드필드도 마찬가지였다.
3-5-2 시스템의 한국은 4-4-2 전술의 중국에 비해 미드필드진이 1명 많았으나 결과는 허리싸움에서도 밀렸다.
이는 수적우세를 경기결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전술부재가 원인이다. 미드필더 5명 가운데 어느 누구도 공수를 조율할 능력이 없어 우왕좌왕하다 앞마당을 빼앗긴 것이다.
확실한 게임메이커가 없다는 것은 월드컵팀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나마 최성용과 이상윤(29.일화)이 재치로 연속골을 뽑은 것은 다행이었다.
그러나 월드컵 16강을 노리는 한국축구가 아시아존에서 '꿩잡는게 매'라는 형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지난해말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거치면서 심어줬던 한국축구의 강렬한 인상이 갈수록 퇴색돼 가는 느낌이다.
한국축구가 세계무대서 통하려면 스피드를 앞세운 빠른 축구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력이 바탕이 돼야한다.
한국월드컵팀에게 시급한 것은 한국축구의 색깔을 찾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