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못 말리는 술꾼
기사입력 1998년 03월 04일 15시 13분
냉면그릇에 소주를 부어서 후배에게 먹인 선배가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후배에게 술 잘 사는 인심 후한 선배가 왜 벌을 받게 됐냐구?
술을 이기지 못한 후배가 숨지고 말았거든.
사람의 IQ와 정력… 등이 각각이듯 술 세기도 서로 다르다는 걸 왜 몰랐을까?
하긴 필자도 그 옛날 신입생 환영식에서 마신 술이 당일 섭취한 알코올 양으로는 현재까지도 최고량으로 기록돼 있다.
이렇게 주도(酒道)도 없이 양으로만 막무가내로 배우는 술은 나중에 알코올 중독자가 되기 십상이란다.
알코올 중독자가 어떤 사람이냐구?
한 대학생이 있었다.
고향집에서는 등록금을 꼬박꼬박 부쳐줬건만 그는 그 구렁이알같은 돈을 술집에 갖다 바치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어느날은 도서관에 갔다. 대학 도선관에 `술 끊는 법'에 대한 책은 없었다.
그는 아무도 들어가 보지 않은 도서관의 음침한 지하실까지 내려갔다. 거기에는 `술'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음… 마시는 법과 함께 끊는 방법이 기록된 책일지도 몰라…！'
그가 퀴퀴한 냄새가 나는 책장을 넘기자 조그만 벌레가 한 마리 나오는 것이 아닌가.
"주인님！ 전 요정이에요. 살려주시면 당신의 소원 두가질 들어드리죠."
그 대학생은 천천히 생각했다. …으,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은 내가 올A 우등생이 될 수도 있단 말이지…. 그러나 우선 목이 마르다.
"하루나 술을 굶었더니 지금 입안과 목안이 컬컬하다. 시원한 맥주가 한 병 있으면 좋겠구나！"
벌레요정이 손가락을 딱∼ 퉁기자 그의 손에는 맛 좋은 맥주가 한병 들려 있었다.
"그 술병은 마법의 병입니다. 마셔도 마셔도 영원히 술이 솟아나올 겁니다."
학생은 술을 따라봤다. 진짜 술이 한없이 나왔다.
벌레요정 "다음 소원은 무엇입니까?"
학생은 곧 바로 대답했다.
"난 이런 술병을 하나 더 갖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