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했어요] 정리해고 7명이 회사설립 '화제'
기사입력 1998년 03월 04일 15시 13분
"창업도 맞들면 낫다."
한 회사에서 근무하던 7명의 동료들이 퇴직금을 털어 회사를 설립해 화제다.
컴퓨터 주변기기와 무인경비시스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피닉스정보기술(주).
기아정보시스템에서 같은 부서에 근무하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7명이 의기투합해 퇴직금 1억원을 모아 지난 1월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20평짜리 사무실 임대보증금 3천만원과 컴퓨터, 책상 등 집기류 2천만원, 운영자금 5천만원으로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나이가 가장 많은 이상록씨(44)를 대표이사로, 홍일점 김태숙씨를 사무실 관리책임자로 임명하고 영업부 2명, 기술부 2명, 개발부 1명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이 그들이 가진 최고의 재산이다.
대용량 고속인쇄가 가능한 라인프린터와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한 교통위반차량 적발, 주차관제 , 은행CD기 감시 등 기존의 CCTV를 대체할 수 있는 무인경비시스템을 개발해 놓은 이 회사는 이달중 대기업, 관공서 등과 납품계약이 체결되면 올해 매출목표 30억원을 무난히 달성, 유망한 `벤처기업'으로 빛을 보게 된다고.
개발부 신정욱씨(27)는 "오래전부터 같이 근무한 동료들이라 일하기 편하고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종이 한장이라도 아끼려는 애사심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동업은 한달이면 깨진다'는 속설도 이곳에 오면 연기처럼 사라진다. 그래서 회사이름도 `불사조'로 정했단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지만 이 회사는 이달중 3∼4명의 연구개발 직원을 뽑을 예정이다. 불황을 이기기 위해선 기술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
문을 연지 50여일. 7명의 동업자들은 휴일도 퇴근시간도 없이 앞만 보고 뛰고 있다.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