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시사회] 'LA컨피덴셜' 숨가쁜 반전 압권
기사입력 1998년 03월 04일 15시 13분
7일 국내 개봉되는 `LA 컨피덴셜'은 이미 국내에서도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타이타닉'과 더불어 오는 23일 열리는 아카데미 작품상의 강력한 수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작품이다.
오스카상의 향방을 논외로 하더라도 `LA 컨피덴셜'은 벌써 뉴욕 비평가협회와 LA 비평가협회 등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휩쓰는 등 눈부신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를 지켜본 영화관계자들도 "어쩌면 시나리오를 이렇게 잘 쓸 수 있을까"라며 감탄하는 모습.
`LA 컨피덴셜'이 90년대 액션 느와르의 최고걸작으로 추앙받는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정교하게 조직된 스토리 라인에 있다.
영화가 시작되고 20분. 다양한 인물들과 범죄사건들이 나열되는 동안 관객들은 별생각없이 `또한편의 세련된 느와르 영화를 보고 있다'란 느낌을 받게 되는데 갑자기 허를 찌르는 반전이 시작된다. 관객들은 조각들을 맞추어나가는 퍼즐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되고, 영화는 흥미의 고삐를 조금도 늦추지 않는다.
감독은 `요람을 흔드는 손'의 커티스 핸슨. 케빈 스페이시, 킴 베이싱어, 대니 드비토 등 호화배역진이 등장하는데 가장 주요한 두 배역은 버드형사역의 러셀 크로우와 에드 형사역의 가이 피어스.
러셀 크로우는 머리를 안쓰고 몸으로 부딪히는 과격한 성격이고, 가이 피어스는 명석한 두뇌에 출세지향적인 인물로 대비된다. 하지만 이들이 단선적인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복잡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변화되는 과정은 이 영화의 묘미. 둘은 상반된 캐릭터로 처음엔 충돌하지만 나중엔 힘을 합쳐 적과 싸운다.
이외에 타블로이드판 잡지와 거래를 하며 범죄 현장을 덮치는 중견형사(케빈 스페이시), 특종을 만드는 잡지 `허쉬 허쉬'의 편집장(대니 드비토), 고위층을 상대로 매춘을 하다가 우직한 형사와 사랑에 빠지는 창녀(킴 베이싱어), 사건의 중심에 있는 상관 형사(제임스 크롬웰) 등이 빛과 어둠의 도시 LA를 배경으로 살인과 음모, 로맨스를 펼쳐나간다.
영화속에서 형사들이 내부의 적에 의해 불의의 총격을 당하듯 관객들도 조금만 방심하면 허를 찔리게 마련. 극중 에드 형사가 아버지 살해범을 지칭해 "롤로 토마시"란 대사 한마디를 던지는 것도 영화의 복선으로 작용하는 만큼 관객들로선 놓치면 안된다. 그만큼 영화를 지적으로 즐기면서 보는 재미를 만끽하게 하는 작품이다.
[안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