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 10년 우정 녹아든 금빛화음
기사입력 1998년 03월 04일 15시 13분
한동준. 김광석의 노래 `사랑했지만'의 작곡자. `너를 사랑해' `사랑의 서약'이 빅 히트, 스타덤에 올랐다.
권혁진. 손꼽히는 어쿠스틱 기타리스트로 수많은 앨범에서 세션으로 활동. 가수로는 지난 93년 솔로 앨범 `이대로 영원히' 발표.
포크 음악계의 동료로 알고 지낸지 10년 된 두 술친구가 듀오 `엉클'을 만들었다. 앨범 속지의 `사진/프로듀서 조동진'이란 문구가 눈길을 끈다.
첫곡 `기쁨의 강'은 박용준의 하먼드 오르간 소리가 정겨운 포크 록 넘버. 권혁진의 다소 탁한 목소리 위로 덮이는 한동준의 깨끗한 고음이 딱 떨어지는 화음을 만들어 내며 재킷의 이름을 다시 한번 보게 한다. 엉클.
엉클의 의미는 글자 그대로 `아저씨'.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삼촌, 기어오를 수 있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편한 음악"이란 의미란다.
앨범중 8곡이 두 멤버의 곡. 권혁진이 딸에게 주는 노래로 만든 `아이를 보며', 엉클의 두 멤버를 노래한 듯한 조동익 작곡의 `이런 생각' 등 전 트랙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권혁진은 88년 처음 만나기 전부터 한동준이 참가했던 비운의 그룹 `노래그림'(찍어놓은 앨범이 사업성이 없다는 평가로 시중에 발매되지 못했다)의 팬이었다. 첫눈에 찰떡궁합임을 안 두 사람이 오랜 공통의 꿈을 위해 뭉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엉클의 두 사람은 지금도 엉클을 듀오에서 완성된 상태라고 보지 않는다. 두 사람의 지향점은 이글스나 리틀리버밴드 형태의 포크 록 그룹.
엉클은 오는 21, 22일 `98 꿈의 작업'이란 이름으로 열리는 합동 공연에 조동진 장필순 클래식 등과 함께 참가할 예정. 둘의 꿈인 `전 멤버가 악기 연주와 함께 화음을 이룰 수 있는 그룹'의 모습이 궁금하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