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박종환 사무총장 중도퇴임
기사입력 1998년 03월 04일 00시 46분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종환 사무총장의 중도퇴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KBO는 3일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박총장을 퇴임시키는 조건으로 남은 임기인 2년동안의 급여 및 상여금과 퇴직금 등 1억6천280만원을 지급키로 하고, 이를 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박총장 거취문제는 일단락됐으며 차기총장이 확정될 때까지 KBO 수석부장인 박기철 기획조사부장이 업무를 대행하게 된다.
이미 홍재형 총재와 중도퇴임에 대해 협의를 끝낸 박총장은 조만간 사표를 낼 예정이다.
8개구단의 의도대로 박총장 문제는 중도사퇴로 결론이 났지만 앞으로 KBO의 위상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이 단합하면 언제든지 `KBO 수뇌부 길들이기'를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구단들이 박총장을 중도사퇴로 몰고간 것은 일부 구단주의 의도에 맞지 않게 일 처리를 했다는 점이 주된 이유.
구단주총회나 이사회(사장단 모임)는 정관상 사무총장의 해임을 결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구단주총회는 지난해 2월 재신임한 박총장의 중도퇴임을 결의했고, 이사회도 2번에 걸친 회의끝에 구단주들의 뜻을 그대로 반영했다.
더군다나 이사회가 박총장이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미리 위로금 지급에 대한 추가예산을 승인한 것은 절차를 무시한 채 총장 밀어내기에 급급한 결과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게 됐다.
이는 각 구단이 정권교체의 혼란을 틈타 구단의 입맛에 딱 맞는 실무총책을 앉히겠다는 속셈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아무튼 8개구단의 박총장 몰아내기 성공으로 KBO 수뇌부는 구단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 프로야구 발전을 위한 소신있는 행정의 실현은 어렵게 됐다.
한편 박총장의 사퇴로 홍재형 총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으며 관례상 이번달내로 새 정권의 비호를 받는 인사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