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숙] '브라운관서 승부건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03일 15시 17분
큰일을 끝내고 나서 흔히 하는 말이 `시원섭섭하다'는 코멘트. 탤런트 조은숙의 요즘 심정이 바로 그렇다.
이달초 끝난 SBS TV `아름다운 죄'의 주인공 `영희'. 탤런트로 명함을 내건 이후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혼신의 힘을 다한 작품이다. 고생고생하며 강행군을 펼친 6개월 동안 따가운 비판도 듣고 칭찬도 들어 험한 고개를 넘었다는 후련함과 `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교차할 수 밖에 없다.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연기자로서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 내게 더 필요한 것은 어떤것인가 느낀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죄'에서 조은숙은 의붓오빠를 사랑하는 비극적인 운명의 여인으로 나와 그전 작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KBS 2TV `프로포즈'나 MBC TV `예스터데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맑고 투명한 모습에서 벗어나 비극적인 사랑을 온몸으로 부둥켜안는 정념의 여인을 연기한 것. 때문에 출세작인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후 그녀를 지켜봐왔던 팬들로부터는 "더 잘 어울리는 역할이 있을텐데"라는 아쉬움 담긴 질책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선앞에 섰다. 새로운 작품에서 또다른 변신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디딤돌이 됐다고 자위하면서.
그녀는 새봄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앞에 다시 선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KBS나 MBC로 무대를 옮겨 `새 부대에 새 술'을 담을 예정이다.
영화쪽의 유혹도 만만치 않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시나리오만도 10편이 넘는다. 하지만 이왕 드라마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시쳇말로 `이 바닥에서 승부를 내고 싶다'는 게 그녀의 욕심이다.
[김형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