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옥교수] '지제의연인' 통일에대한 염원
기사입력 1998년 03월 03일 15시 17분
소설은 주인공 `지제'라는 핵물리학자를 통해 통일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다.
소설의 첫머리는 `어젯밤 서울대공원에 갇혀있던 호랑이 한 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호랑이가 도망가면서 관악산 계곡에서 혼자 살고 있는 노파를 물어죽였다느니, 밤늦게 귀가하여 담장을 넘으려는 취객에 달려들어 죽였다느니, 북쪽으로 도망가면서 한 동네의 닭들과 개들을 모조리 잡아먹었다느니 하는 등의 기사가 신문지면을 가득 채웠다'는 해외토픽같은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핵물리학자 `지제'는 날개 달린 호랑이가 된다.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기쁨의 순간을 조국에 선물하고싶어 한다. 그리하여 `지제'는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홀로 외롭게 통일의 장애물인 `보이지 않는 적'들과 싸운다.
소설은 소리 색깔 영상 등이 감성적인 언어로 표현된 시네로망 혹은 읽기 위한 용도로 쓰여진 레제 시나리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소설에서는 카메라를 대신한 언어가 리듬과 속도, 소리와 색깔 따위를 영상으로 길어 올린다.
장면 하나하나가 영화의 화면처럼 독자들의 눈앞에 영상을 그려보여주는 것이다.
소설의 구조도 특이하다. 소설의 처음과 끝이 맞물려있는 원환(圓環)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