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식] 삼성우승 내어깨에 달렸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02일 14시 35분
흔히 감독들은 "우승을 하기 위해선 15승짜리 선발투수 2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투수가 한시즌에 27∼30경기에 선발 등판한다고 봤을 때 15승이라면 승리 확률이 70％ 이상.
따라서 15승짜리 투수 2명이 번갈아 나선다면 그만큼 팀이 연패에 빠질 확률은 적어진다는 얘기가 된다.
삼성의 `잠수함' 박충식（28）은 93년 데뷔 이후 한번도 15승을 따낸 적이 없다.
93년과 94년 14승에 머물렀고 작년에도 승수가 13에서 멈췄다.
하지만 박충식이 `15승 고지' 등반에 실패한 것은 전적으로 코칭스태프의 잘못이었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 등 팀에서 필요할 때마다 `전천후'로 등판시키는 바람에 승수쌓기에는 사실 불리한 점이 많았다.
올시즌엔 사정이 달라졌다.
마무리를 대신 떠맡을 외국인 투수들의 영입으로 이젠 `한 우물만 파면' 된다.
박충식은 선발에 전념하면 15승은 물론이고 다승왕까지 노려볼만 하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기량은 충분하다.
밑에서 뿜어져 나오는 140㎞대의 직구, 날카로운 제구력,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싱커와 슬라이더의 위력은 국내 언더핸드스로 투수 가운데 첫 손가락.
전지훈련 페이스도 순조롭다.
작년시즌 막판 허리부상으로 불안감을 줬지만 미야자키에서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전지훈련을 통해 특유의 날카로운 구위를 회복해 나가고 있다.
"불펜 피칭은 하루 50개 정도로 자제하고 있다. 아직 60∼70％ 정도의 투구 컨디션이지만 겨울 훈련에서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 등 체력을 꾸준히 쌓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투구 페이스를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
15승은 작년말 태어난 첫 아들 동욱이와 맺은 약속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오키나와=본사국제전화,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