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배구슈퍼리그] (1)노장투혼
기사입력 1998년 03월 02일 14시 35분
①노장투혼（신영철 최천식 장윤희）
국내배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가 삼성화재의 남자부 2연패（連@）, LG정유의 여자부 8연패로 3개월여 대장정을 마감했다.
이번 대회는 IMF한파로 인한 모기업의 부도로 배구단이 잇따라 휘청대는 등 엄청난 산고를 겪었지만 `IMF투혼'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등 `겨울스포츠의 꽃'으로서 여전한 인기를 누렸다.
98슈퍼리그의 이모저모를 시리즈로 엮는다. [편집자 주]
`묵은 장맛'이란 이런 것！
거센 세대교체 돌풍 속에서도 노장들의 투혼이 두드러진 시즌이었다.
이들은 팀이 어려울 때마다 오랜 현역생활에서 우러난 관록으로 위기탈출을 주도했다.
삼성화재 신영철（34）, 대한항공 최천식（33）, LG정유 장윤희（28）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던 이들은 후배들을 압도하는 성적표로 인해 자의반타의반으로 현역 생활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신의 손' `세터의 교과서' `국내배구 최고령선수'….
슈퍼리그 2연패를 이룬 삼성화재의 일등공신 명단 앞줄에는 신영철이 자리잡고 있다.
토스정확률 33.07％로 이 부문 1위. 국내배구 최고령선수가 최고의 세터 자리를 고수한 것이다.
그는 `컴퓨터 토스' 뿐만 아니라 김세진 신진식 김상우 등 개성이 강한 스타들을 추스르는 맏형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센터 최천식은 이번 대회에서 `블로킹 황제'로 거듭난 선수.
98슈퍼리그 정규리그（1, 2차대회）까지 블로킹 1위를 기록, 20대 후배들인 김상우 박선출（고려증권） 방신봉（현대차써비스） 등을 압도했다.
`주부선수' 장윤희는 LG정유가 슈퍼리그 8연패를 이루는 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운 `미세스 LG'.
여자배구 최고령선수인 장은 공격종합 1위를 비롯, 백어택과 오픈공격, 그리고 C퀵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다.
배구기자들이 "MVP는 이제 후배들의 몫"이라며 극구 사양하는 그녀에게 이번 대회 여자부 MVP를 안긴 것도 이같은 걸출한 성적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쉬엄쉬엄하는 건데…."
주위의 강권으로 또 다시 현역 생활을 1년 더 연장한 그녀의 우스갯소리에서 슈퍼리그 8연패팀 선수의 여유가 느껴진다.
[김 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