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준] 김하늘 내면연기 '굿'

기사입력 1998년 03월 02일 14시 35분


"죽은 애인의 친구와 남은 사랑을 한다."

사랑이라는 환각에 사로잡혀 술과 섹스, 음악에 빠져지내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방황을 그려내는 영화 `바이 준'(최호감독－동아수출공사 제작)의 여주인공 김하늘에게 주어진 명제다.

또래보다 조숙해 친구들을 이끌었던 준(하랑)을 사랑하는 채영(김하늘)과 준을 우상처럼 생각하는 도기(유지태)가 `바이 준'의 주인공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준의 죽음으로 채영과 도기만이 남겨진다.

이윽고 준의 존재 때문에 채영을 바라보기만 했던 도기의 간절한 사랑고백이 이어진다. 도기의 사랑고백을 듣고 갈등하는 채영의 심리변화가 `바이 준'의 주요한 모티브.

4월초 개봉을 목표로 편집작업에 한창인 최호감독은 김하늘의 섬세한 내면연기에 무릎을 치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준을 잊지 못해 도기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채영의 미안한 마음, 술에 취한 몽롱한 눈빛으로 도기를 바라보는 채영의 안타까운 심리가 김하늘의 표정 하나하나에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는 게 최 감독의 자랑.

퀭한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았으나 이내 평정을 되찾는, 짧은 순간의 표정변화가 일품이라는 것. "신인배우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게 제작스태프들의 한결같은 목소리.

김하늘과 유지태의 갈등장면은 관객들에게도 극적 효과가 가장 큰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