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서재응] LA vs 뉴욕 '격돌'
기사입력 1998년 03월 02일 13시 42분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 소속 한－일 투수들이 태그매치를 통한 힘겨루기에 나선다.
5일（이하 한국 시간） 포트 세인트루시에서 벌어지는 시범경기에 LA 다저스는 노모 히데오（30）와 박찬호（25）를, 메츠는 요시이 마사토（33）와 서재응（21）을 연달아 내세우는 프로레슬링의 태그매치와 같은 형식의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과 일본의 투수 4명이 메이저리그 경기에 동시에 나서는 것은 사상 처음 열리는 일인데 이같은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은 메츠의 보비 발렌타인 감독의 특유의 오기가 발동한 때문.
이미 메이저리그의 스타로 자리잡은 박찬호와 노모에게 올해 갓 태평양을 건넌 서재응과 요시이를 대결시켜 기싸움을 펼쳐보겠다는 것이 발렌타인감독의 의도.
작년 시즌 박찬호가 메츠의 홈구장인 뉴욕의 셰이 스타디움에서 등판하던 날 관중들이 오히려 박찬호의 다저스에 더 큰 환호성을 보냈던 일에 대해 시기심을 보여왔던 발렌타인감독은 메츠가 한국의 서재응과 일본의 요시이를 영입하자 시범 경기에서의 정면 대결을 생각해 낸 것.
요시이는 우완 정통파로 올시즌 메츠의 5번 선발을 다투고 있으며, 서재응은 최단기간내에 메이저리그 진입이 기대되는 메츠의 희망.
작년 나란히 14승을 거두며 이미 메이저리그의 엘리트 투수군에 속한 노모와 박찬호는 일단 한수위의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5일 노모는 초반 2이닝을, 박찬호는 투구수에 따라 3∼4이닝을 던질 계획이다.
요시이, 그리고 서재응과 잇달아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된다는 말을 들은 박찬호는 "발렌타인 감독이 일부러 맞대결을 시키는 모양"이라며 "후배와 한 마운드에 선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지만 봐주지는 않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