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감독]'후반 교체멤버 기대 못미쳐'
기사입력 1998년 03월 02일 00시 57분
요코하마(일본)＝김동국 특파원
차범근 감독(45)은 충격을 받은 듯 시종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그러나 차감독은 패배를 솔직히 인정하고 일본의 승리를 축하하는 여유도 보였다.
－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소감은.
▲우선 일본의 승리를 축하한다. 양팀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쳤고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다만 상대의 공격 루트를 적절히 차단하면서도 예기치 못하게 코너킥에 의한 헤딩슛으로 2골을 빼앗겨 몹시 쓰리다. 특히 후반 43분의 실점은 뼈아프다. 일본축구가 많이 발전했다.
－패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일본공격의 흐름을 미리 차단하는 작전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조 쇼지와 나카타에 대한 마크가 잘 안됐으나 이 역시 조기 선수교체로 적절히 흐름을 끊었다. 그러나 승부수로 생각했던 후반 투입멤버들이 기대에 못미쳤다. 진순진과 고종수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으나 일본의 마크를 따돌리는데 실패했다.
－오카다 감독에 따르면 일본은 반드시 이겨야 했고, 한국은 비겨도 됐기 때문에 정신력에서 차이가 났다고 하는데.
▲비기기 위한 경기를 했다면 교체멤버를 수비수로 했을 것이다. 경기내용은 크게 잘못된 것이 없었다. 선수들 역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상대의 코너킥 때 중앙수비수 2명이 제공권 장악에 실패한 것이 아쉽다.
－후반에 선수들이 많이 지쳐 보였는데.
▲일본 공격수들과 1대1 대인마크를 하다 보면 빨리 지치게 마련이다. 특히 양쪽 윙백의 경우 대인마크가 아직 익숙지 못하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집중 보완할 예정이다.
－일본팀에 대한 인상은.
▲일본축구에 대해선 일본팀 감독에게 묻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수비축구를 한다는 인상이 짙은데 일본을 의식한 것인가, 아니면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것인가.
▲수비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양쪽 측면까지 대인마크를 붙이다보니 그렇게 보였을 수는 있다. 지금 한국팀의 플레이는 물론 월드컵 본선을 겨냥한 것이다. 본선 상대팀들은 우리보다 강하다. 우선 상대의 공격루트를 차단하는 것이 약팀으로서 기본이다.
－월드컵 본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과 팀개편 계획은.
▲본선 1승과 16강을 노리기 위해선 보다 확실한 골결정력이 필요하다. 마무리 과정에 보다 주력하겠다. 오는 4월의 유럽훈련을 통해 해답을 얻겠다. 팀개편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나 몇몇 포지션은 보강이 필요하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