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9단] 공익근무 끝나 '홀가분해요'
기사입력 1998년 03월 01일 15시 28분
`돌부처' 이창호 9단（23）이 오는 26일 공익 근무를 끝내고 사회인으로 복귀한다.
잘나가다 못해 `너무 독주한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이 9단은 공익 요원으로 근무하면서도 상승세를 탔다.
기성전에서의 6연패 위업 달성을 비롯해 작년 11월 천원전 우승 이후 삼성화재배와 국수전, 배달왕전, 대왕전 등 모두 6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재 국내 기전 10개와 LG배와 삼성화재배 등 국제대회 2개를 합해모두 12관왕.
기복이 전혀 없는 그의 성적은 성실함에서 나온다는 게 바둑관계자들의 공통된 말이다.
한국기원과 충암연구실 등을 시계 바늘처럼 오가며 오직 바둑공부에만 전념하는 국내 최고수의 변함없는 모습은 후배기사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9단의 아버지 이재룡씨는 "공익요원 복무가 끝나도 생활 습관이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아들이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는 칭찬해주고 싶네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너무 안전 위주의 바둑 스타일에 대해선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일단 판세가 우세하다고 판단하면 상대방의 약을 올릴만큼 지나칠정도로 지키는 행마로 일관, 팬들에게 `재미없는 바둑'을 선사한다는 게 비판론의 근거.
반면 옹호론은 아주 평범하고 소극적인 수 같지만 결과적으로 둬놓고 보면 최선의 착점인데다 쓸데없는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는 것.
"요즘들어 묘수와 신수도 과감히 구사하는 등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의 장기 집권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바둑계는 전망한다.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