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 삶과 죽음의 대서사시
기사입력 1998년 03월 01일 15시 28분
소설가 이원호씨가 스포츠조선에 연재해오던 화제작 `대영웅'을 376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3일부터 서스펜스 소설 `암살자'를 새로 선보인다.
중동과 유럽을 오가며 전개될 이 소설은 특히 긴박하게 진행되는 스토리로 남성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집트 룩소르신전을 관광하던 버스가 폭발하여 관광객 3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망자 중에는 한국인 여성 두 명이 포함돼 있었는데 그중 한명인 오경미는 실종으로 처리된다.
오경미와 결혼을 약속한 해병대위 이준석은 사고소식을 듣고 약혼자를 찾기 위해 군복을 벗고 이집트로 떠난다.
사건을 조사하던 이준석은 버스 탑승객 중 두명의 아랍인과 독일인 한명이 폭발 직전 버스에서 내렸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들을 추적한다. 그러나 웬일인지 이집트 정보기관과 경찰은 이준석의 조사활동을 방해한다.
이준석은 CIA의 도움으로 아랍 극우 회교주의 행동대가 탑승객 가운데 일본인 컴퓨터 공학자인 소노다 박사와 독일인 군터 박사를 살해하기 위해 버스를 폭발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준석은 자신을 암살하려고 추적하던 아랍인 행동대원을 살해하고 그들의 표적이 된다.
한편 소노다 박사의 딸 요시에는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려 이집트에 왔다가 살해될 위기에 빠지지만 이준석에 의해 가까스로 구출된다. 이준석과 요시에는 아랍인들의 추적을 피해 도피하면서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이준석은 약혼자인 오경미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수색을 포기하지 않는다.
천신만고 끝에 결국 이준석은 니제르의 오지에서 아랍인의 아내가 되어있는 오경미를 발견한다.
"주인공 이준석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28세의 젊은이입니다. 이번 작품에 이준석같은 강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가 있습니다. 편견일진 몰라도 요즘 젊은이들은 좀 나약해보입니다. 그래서 강한 남성적 이미지의 주인공을 내세우게 됐습니다."
이번 작품에는 작가의 경험과 체험도 많이 녹아들어간다.
그는 한시절 지구촌 곳곳을 누비던 무역상이었다. 특히 이집트 등 중동지역에서 18년간이나 무역을 했다.
한때는 쿠웨이트, 사우디 등에 지사까지 갖추고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90년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상황이 악화돼 결국 그의 사업인생은 끝났다.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칫 어색해지기 쉬운 외국배경의 소설을 자연스레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 이준석 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역할도 뚜렷하다.
아랍 극우행동대 대장 이스마일, 극우 행동대의 암살자 화티, 이집트 정보국장 모하멜, 미모의 이집트 정보요원 마하리스,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관의 서기관 박찬석 등. 이들은 이준석과 종횡으로 만나면서 소설의 긴박감을 더해준다.
이씨는 사업에 실패해 소설가가 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회사가 부도로 쓰러지자 한동안 방황하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할증'이라는 작품을 91년 발표하면서 소설가가 됐다. 그 뒤로 그는 `황제의 꿈' `밤의 대통령' `영웅의 도시' 등을 내놓으면서 단숨에 최고의 대중작가로 부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