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국내 최초 '주부 프로당구선수' 탄생
기사입력 1998년 03월 01일 15시 28분
국내 최초로 주부출신 포켓볼당구선수가 탄생했다.
장민화씨（44）는 전국 아마추어대회 준우승자의 자격으로 최근 대한스포츠당구협회에 정식 선수 등록,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주부출신 1호 당구프로의 길을 걷게 됐다.
장씨는 만 4년전 `왜 주부는 당구치면 안되나'라는 호기심으로 당구를 시작했다.
지금은 한국당구아카데미（서울 서초동）의 선수반에서 비지땀을 흘리지만, 당시는 `주부가 웬 당구'하던 시절.
초보시절엔 당구장에 아는 사람이라도 보이면 화들짝 숨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따금 당구장 주인에게 통사정을 했다. 손님없는 아침이나 밤늦게 카운터앞 형광등만 하나 켜놓고 혼자 연습한 적도 여러번. `이 나이에 청승을 떤다'는 처량함이 들었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딸과 동네아줌마들의 성원에 용기백배.
딸은 자기의 비밀 수첩속에 간직한 엄마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엄마의 당구치는 사진이 딸의 우상인 서태지의 사진과 나란히 코팅돼 꽂혀 있었던 것.
장씨는 지난해말 난생 처음 전국대회에 출전했다.
국내 최대의 아마추어 당구제전인 97월간당구배 전국대회에서 일약 포켓볼 준우승.
요즘은 롯데나 신세계 백화점의 주부당구교실 등에 주부층이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 동네 당구장에서 `엄마부대'를 보기란 쉽지가 않다.
"자녀들이 보통 엄마 알기를 `밥순이'쯤으로 알고 있잖아요. 엄마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죠. 주부당구는요, 석달만 배우면 남편보다 더 잘 치게 돼요."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