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주규제 트레이드파동과 김성근감독의 침묵
기사입력 1998년 03월 01일 15시 27분
★…요즘 쌍방울 김성근감독（사진）의 속이 말이 아니다.
산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란다.
작년 10월 모기업이 부도난 이후 잇단 악재 속에서도 모든 것을 속으로 삭여야 했던 심정이 오죽했으랴.
위장병이 도졌는지 이따금 명치끝이 쿡쿡 쑤시기 시작한 뒤로는 입맛을 잃어 어느새 배도 쑥 들어갔다.
지난 26일 마무리 투수 조규제가 1억원 연봉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구단측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더욱 굳은 표정.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는데…"라고 되뇌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켜보려 했지만 작년말 구단측이 일방적으로 포수 박경완을 9억원에 현대로 트레이드시킨 뒤 느꼈던 `허탈감'이 새삼 두 어깨를 짓눌러댔다.
생각같아선 1천만원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보고도 싶지만 양쪽 모두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라니 답답할 뿐이다.
그래서 다시한번 마음을 비운채 침묵을 지키기로 했단다.
지난 96년 창단후 하위권에 처져 있던 쌍방울의 지휘봉을 잡아 페넌트레이스 2위로 이끈뒤 작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며 기뻐했던 기억은 아련하기만 하다.
"언제 주변 여건이 좋아 성적을 냈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해야지 뭐…."
항상 맨손으로 시작해 무언가를 일궈냈듯 올해도 쌍방울의 돌풍은 계속된다는 다짐으로 들린다.
[양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