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풍속사] (50)조르주 상드
기사입력 1998년 03월 01일 15시 27분
프랑스의 작가 조르주 상드（1804∼1876）는 작품에서 자유연애를 주창하고 그것을 실생활에서 실천한 여장부였다. 상드의 애정편력은 그 자체로 한편의 소설에 버금갔다.
상드는 18살 때 돈많은 카지밀 뒤데반 남작과 결혼했다. 상드는 매력도 교양도 없는 남편에게 곧 싫증을 느꼈다. 성에 대해 개방적이었던 상드는 곧 남자사냥에 나섰다.
첫번째 남자는 재판소의 관리. 의지박약의 사내였다. 두번째 남자는 힘은 좋았지만 교양이 부족했다. 정열과 지성을 함께 갖춘 상드는 두 남자에게 만족을 느낄 수 없었다.
세번째 남자가 쥘 상드. 그녀는 그에게 홀딱 반해 가출까지 하며 파리에서 동거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곤 `프리마돈나'（1831） `안디아나'（1832） `레리아'（1833） 등의 작품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 작품들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관능소설이었다. 특히 `레리아'는 남편 뒤데반 남작과의 침실생활을 노골적으로 고백한 작품으로 파리문단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상드의 남자사냥은 계속됐다. 남자들은 대부분 명망있는 예술가들이었다.
시인 하이네. "어깨까지 드리워진 갈색의 아름다운 머리, 상냥하고 조용한 눈, 친절이 넘치는 미소" 어쩌구하면서 상드를 예찬했지만 매독환자라는 이유로 구박만 받았다.
음악가 쇼팽. 상드와 10년간 동거했다. 동거생활의 끝은 정력탕진이었다. 쇼팽은 결국 마조르카 섬에서 요양생활을 하며 심신을 달래야 했다.
시인 뮈세. 쇼팽보다 더 불쌍했다. 상드와 함께 베네치아 여행을 하다 병이 들면서 버림받았다. 일설에는 침실성적이 좋지 않아 그랬다는 얘기도 있다. 하여튼 상드는 정력이 탕진된 뮈세가 자고있는 바로 옆방에서 이탈리안 의사와 한 침대를 사용했다.
소설가 메리메. 상드를 침실로 유인하는데 성공했으나 이틀만에 쫓겨났다. 메리메는 멋장이로 소문난 사람이었지만 침대성적은 형편없었던 것이다.
상드는 늘 연하의 남자를 밝혔다. 쇼팽과 뮈세는 6년 연하, 의사는 4세 연하였다. 상드는 동성애도 즐겼다.
그렇게 남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상드는 뜻밖에도 늘 남장을 하고 다녔다. 남장미인. 그게 상드였다. 상드가 살았던 시절이 한세기 전이었음을 생각하면 그런 옷차림은 엄청난 파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드는 균형잡힌 아름다운 몸매, 지적인 얼굴, 재능으로 숱한 남자들의 넋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한지승 감독의 코믹멜로 영화 `찜'에 출연하는 안재욱이 여장남자로 변신, 이색연기를 선보인단다. 안재욱이 친구의 누나인 김혜수를 짝사랑하다 못해 잠시라도 곁에 머물고싶어 여장을 하고 접근한다는 설정이다.
가슴과 히프의 곡선미를 살리려고 5천만원이나 들였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신문지상에 미리 발표된 여장미인 안재욱의 사진을 보니 `여성적 매력'이 철철 넘친다.
성（性）을 바꾸어 내보이면 사람들은 늘 재미있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