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모으기] 돈쭝당 6천여원 '횡재'
기사입력 1998년 03월 01일 15시 27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어려워진 국가경제를 위해 아낌없이 금붙이를 내놓았던 `애국자'들에게 행운이 갑절로 찾아들고 있다.
나라를 위한 순수한 열정이 재산증식이라는 결실로 돌아온 것이다.
금모으기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1월말 시중 금값은 1돈쭝（3.75@）에 5만2천원 정도.
그런데 최근 개개인의 은행구좌로 입금된 돈은 무려 5만8천436원이다.
금을 모으고, 녹이고, 수출하는 한 달 사이에 돈쭝당 6천원이 넘게 이자가 붙은 셈이다.
금리로 따지자면 무려 연 148.5％.
요즘 투자신탁이나 은행들이 자랑스럽게 내놓는 20∼25％ 정도의 단기 고금리 상품은 갖다댈 바가 못된다.
또 잔뜩 부풀어 되돌아 온 돈은 찌든 가계를 펴는 데 큰 힘이 되고 있기도 하다.
상당수의 회사들이 임금을 대폭 삭감함에 따라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이들이 금값 덕분에 한시름 놓게 된 것이다.
총 31.6돈쭝을 내놓았던 회사원 권모씨는 "은행대출금 이자 갚기가 막막했는데 180여만원의 금값이 들어와 큰 걱정을 덜었다"면서 "금모으기에 동참하기를 잘했다"며 기뻐했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주부 강모씨도 "결혼 예물을 내놓기까지 많이 망설였으나 이제 아무런 미련이 없다"면서 "아직까지도 장롱속에 금을 넣어두고 있는 가정이 있다면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