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49)마사이족
기사입력 1998년 02월 27일 15시 13분
마사이족은 아프리카의 원주민가운데서도 용맹하고 사납기로 유명한 부족이다.
그런데 마사이족의 신랑은 자신의 신부를 전우나 친구, 친척이나 주술사에게 먼저 제공하는 풍습을 갖고 있었다. 첫날밤의 권리를 포기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수단 남부지역의 프르베족은 신부의 초야권을 이웃 마을의 장로에게 선물하는 관습이 있었다. 이웃마을의 약탈과 침략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신부의 첫날밤을 바친 것이다.
남아프리카 로앙고 해안의 어떤 부족은 예비신부의 처녀성을 시장에 내놓고 팔았다. 결혼 적령기에 이른 여자의 처녀막을 희망자에게 주고 대가를 받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처녀의 몸을 옷으로 완전히 감싸 어깨에 둘러멘 채 이마을 저마을로 순례한다. 말하자면 상품광고다.
마을에 도착하면 처녀는 마을 광장에 양산을 받쳐들고 웅크려 앉는다. 말하자면 상품진열이다. 여자의 처녀막을 원하는 손님은 적당한 대가를 치르고 처녀와 하룻밤을 보낸다.
처녀들이 초야권을 파는 이유가 있다. 처녀들은 초야권을 판 대가를 자신의 결혼지참금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쇼킹 아프리카'라는 비디오를 보면 마을의 추장이 신랑손에 이끌려온 어린 신부의 성기에 나무로 만든 모조성기를 집어넣어 처녀막을 파열시키는 쇼킹한 장면이 나온다.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아프리카의 원주민들 사이에는 이처럼 제3자에게 초야권을 넘겨주는 풍습이 넓게 퍼져 있었다. 초야의 권리를 행사하는 사람은 대부분 부족의 추장이었다.
어떤 부족의 추장은 신부와 첫날밤을 보낸 것만도 입이 찢어질 판인데 다른 요구를 하기도 했다.
바란테족의 추장은 초야권 외에 응분의 대가를 바라곤 했다. 말하자면 신부가 진짜 처녀인지 아닌지 확인해줬다는 핑계로 검사비를 요구한 것이다.
초야권의 대의명분은 처녀막 확인 및 파열이었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에로티시즘은 허락되지 않았다.
아프리카인들은 왜 이렇게 처녀나 신부의 첫날밤을 추장 주술사 친구 등에게 바쳤을까.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명예문제였다.
신랑이 초야권 풍습에 아무런 의심없이 따랐던 이유는, 초야권의 행사가 신부가 진짜 처녀인지 가짜 처녀인지 여부를 제3자, 특히 권위있는 추장이나 믿을 수 있는 친구에게 증명해보이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던 것이다. 신랑은 자신의 아내가 객관적으로 처녀라는 사실을 증명받아야 명예를 지킬 수 있었다.
충북 청주지역의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삼은 최근의 한 조사를 보니, 혼전순결 문제에 대해 남학생의 45.5%, 여학생의 73.5%가 `지켜야 하는 것'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농담삼아 하는 얘기지만, 이 나라엔 아프리카의 추장도, 중세유럽의 영주도 없어서 다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