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만우 8단●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8년 02월 27일 15시 13분
제6보(62∼75)＝앞서(제3보) 강 8단의 외도에 대해서 언급하지 못한 부분을 보충한다. 강 8단의 바둑인생을 바꿔 놓은 중요한 계기가 4단 시절인 84년이었다. 그때 한국기원은 우리 바둑계의 백년대계를 위해 연구생제도의 활성화와 더불어 연구생 입단제도 또한 은밀히 추진하고 있었다.
현재 바둑계는 `연구생출신'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구생제도의 활성화는 우리바둑사의 `걸작품'이 아닐 수 없다. 당시(84년)만 해도 일반인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이 연구생 입단제도였다.
하지만 주위의 모든 반대와 회의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초지일관 연구생제도를 활성화한 것이 오늘날 세계로 우뚝 선 한국바둑의 시금석이 되었음은 불문가지.
강 8단은 그런 중요한 시점에서 25세의 젊음을 다 바쳐 연구생 사범을 맡았던 것이다. 2년간의 산고 끝에 연구생 1기인 `이창호'라는 프로를 만들어 낸 것도 그의 숨은 공로. 95년부터는 한국기원 보급의 행정을 맡아 올 초까지 근무했으니 그의 바둑외도는 거의 15년이나 된 셈이다.
이제부턴 진짜 프로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백 62는 의외의 급소였다. 이 수를 당하자 흑의 `포획의지'는 한풀 꺾이게 된다. `역시, 대마는 불사인가'. 아마 유 9단은 마음속으로 이렇듯 되새기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갈길은 멀다. 그래서 뚜벅 뚜벅 최선을 다해 두어나가고 있는 흑인데, 역시 기다리면 기회란 오는 법인가. 백 72가 결정적 실착이었다.
강 8단은 백 74로 밀때까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흑 75를 보고서야 땅을 쳤다. 흑 75로는 단순히 X참고도〉 흑 1로 잡으러 오는 것만 생각했던 것. 그러면 유유히 8까지 탈출할 수 있었다고 본 것인데, 흑 75를 보았다면 백 72는 달리 두어 사는 수가 있었던 것. 그 자세한 사활은 다음보에서 설명하겠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