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커티] 우피 골드버그 백인남자 변신
기사입력 1998년 02월 27일 15시 13분
안재욱은 여장을 하고, 우피 골드버그는 남장을 했다.
오래전에 찜해놓은 친구누나를 일편단심 사랑하는 순정파 사나이 안재욱은 영화 `찜'(한지승감독－황기성사단 제작)에서 여장남자로 변신해 화제를 낳았는데,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우피 골드버그가 월 스트리트를 휘젓는 백인 투자분석가로 변신한 것.
우피 골드버그의 변신 무대는 `맥가이버'로 잘 알려진 도널드 패트리 감독의 코미디영화 `미스터 커티'(원제 The Associate).
이 영화에서 우피 골드버그는 뛰어난 투자분석가였으나 여자라는 이유와 흑인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자 자신의 겉모습을 바꾸는 주인공으로 나온다.
두툼한 배와 흰 피부, 뭔가 고상한 품위를 지닌 백인사업가 `미스터 커티'로 변신한 우피 골드버그는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남자 파트너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낸다. 모든 계획과 아이디어는 그녀의 머리에서 나오지만 그녀는 `미스터 커티'의 이름으로 월 스트리트에서의 성공을 이뤄낸다.
하지만 성공을 거듭할수록 우피 골드버그는 허전해진다. 유령 파트너에 가려진 자신의 본모습을 제대로 평가해주는 사람이 없는 것은 물론 월 스트리트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투자분석가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다고 난리법석을 떨기까지 하니 답답할 수밖에.
안재욱도 5천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멋들어진 여장모습을 선보였지만 우피 골드버그 역시 로빈 윌리암스를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만들어낸 할리우드의 특수분장사 그레그 캐놈에 의해 완벽한 백인 투자분석가로 바뀌어 3월 말쯤 국내 팬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