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제] 삼성-현대-LG 영입 3파전
기사입력 1998년 02월 27일 14시 46분
쌍방울의 구원왕 출신 조규제（31）의 트레이드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6일 조규제가 구단과의 연봉 협상에서 1억원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른팀 유니폼을 입겠다고 `폭탄'을 터트린 직후 일부 구단들이 `조규제 모시기'에 발벗고 나섰다.
삼성 현대 LG는 이날 저녁 쌍방울 유은수 단장과 박효수 사장에게 의사를 타진했다.
원하는 대답을 듣지는 못했지만 한결같이 쌍방울의 경제사정과 조규제의 강한 의지를 감안하면 어느 순간에는 트레이드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 구단들이 `떡줄 사람'의 의사에 아랑곳 없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팀 전력상 조규제가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
현대는 왼손 선발로 낙점해둔 김홍집이 어깨 수술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고 계투 요원인 최창호도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작년 좌타라인이 강한 LG에 당한 참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대로선 믿음직한 `왼손'의 수혈이 시급하다.
삼성은 마무리 김태한이 작년 11월 허리수술로 올시즌 출전이 불투명하고 LG는 이상훈의 공백이 너무 크다.
한편 쌍방울은 조규제에게 트레이드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쌍방울은 마운드가 빈약한 상태에서 조규제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데다 작년 포수 박경완을 9억원에 현대로 트레이드시킨뒤 `다시는 선수를 팔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
하지만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
조규제가 끝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계약이 지연돼 훈련부족으로 마운드에 오르기 힘들다고 판단할 경우 생각을 달리할 여지는 충분하다.
`중도 포기'를 염두에 둬야 할 정도로 구단 사정이 최악으로 치달으면 트레이드 명분도 설득력을 갖게된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쌍방울의 `조규제 해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