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적을알면 백전백승'
기사입력 1998년 02월 27일 14시 46분
선동열은 저녁식사후 거의 매일 있는 투수 미팅에서 상대 타자들을 철저히 연구하고 있다.
투수 미팅은 오키나와, 규슈, 시코쿠 등 각지에 흩어져 있는 상대팀들의 스프링캠프에 파견된 스코어러들이 보내온 각 선수들의 올시즌 변화된 모습과 팀전략을 분석하는 자리다.
상대 선수들을 분석하는 각종 장비도 첨단이다.
종이에 쓰여지고 그려진 모든 기록과 VTR 화면이 제공되고, 컴퓨터 그래픽과 전자 펜 등이 총동원된다.
이에 따라 각 타자들의 폼의 변화는 물론, 투수가 던지는 공과 스윙 궤적의 차이, 타구 방향까지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다.
또 코칭스태프, 수석 스코어러들과 토론을 할때면 선동열은 다른 투수들에게 자신이 작년 일본 시즌 최다세이브（38개） 기록을 세우면서 얻은 노하우를 전해주기도 한다.
선동열은 특히 찬스에 강한 각팀의 주포와 새얼굴의 외국인선수에 주목하고 있다.
요미우리 4번 기요하라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타법을 미야자키 캠프에서 연마중이고, 역시 요미우리에 새로 입단한 메이저리그 출신 던컨도 경계 대상이다.
한신에는 작년까지 주니치에서 뛰다 이적해 서로 너무 잘아는 다이호, 파웰, 야노가 버티고 있고, 장타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외국인타자 한센도 낯설다.
이들 모두 선동열이 올시즌 구원왕 등극과 일본 프로야구 시즌 최다세이브포인트 신기록을 위해 물리쳐야할 상대들이다.
때문에 선동열은 날마다 `적을 나만큼 알기'에 몰두하고 있다.
[오키나와=이준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