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현주엽 잡기위해 져주기 시합
기사입력 1998년 02월 27일 01시 20분
SK 124－119 삼성
수원＝류성옥 기자
플레이오프 4강 직행 티켓을 놓고 벌이는 LG 나래 기아의 3파전 못지 않게 삼성과 SBS의 9위 다툼도 올시즌 프로농구의 막판 볼거리다.
다음달 9일로 잡혀 있는 KBL(한국농구연맹) 신인 드래프트에 거물급 파워포워드 현주엽(고려대 졸업)이 기다리고 있기에 우선지명권을 가질 수 있는 하위권팀들은 한번쯤 천운(天運)이 따라주기를 내심 기대한다.
물론 `히포' 현주엽을 데려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이미 최하위가 결정된 SK로 확률은 4할이다.
최하위보다 가능성은 낮지만 정규리그 9위팀도 30%의 확률이 주어져 `하마꿈'을 꿀 수 있다.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삼성의 입장에선 26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FILA배 97∼98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야말로 자존심과 실리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난처한 상황이었다.
최하위 SK에 물린다면 `형님 구단'으로서 자존심이 상할 판이고 1승을 추가하자니 현주엽을 품에 안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장고 끝에 삼성이 선택한 카드는 실리.
이날 삼성을 124대119로 제압하며 10승(31패)으로 승수를 두자리로 만든 SK도 석연치 않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경기는 4쿼터 초반까지 완벽한 삼성의 페이스였다.
4쿼터 들자마자 문경은(25득점．3점슛 7개)이 연달아 3개의 3점포를 퍼부으며 97－75.
이때 갑자기 삼성 벤치에서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문경은 대신 안덕수가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삼성은 안덕수 허 영 박성배가 어이없는 3점슛을 남발했고, SK 타운젠드(42득점 5리바운드)와 마이베트(41득점 15리바운드)는 스트릭랜드와 이스트윅마저 빠진 삼성의 골밑을 무차별 난타했다.
▲삼성 김현준 감독대행＝정상적인 팀 플레이를 펼쳤다. 그동안 벤치를 지켰던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했을 뿐이다. 경기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라 막판에 역전을 허용한 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