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중계 '청신호'
기사입력 1998년 02월 27일 01시 18분
김형중 기자
교착상태에 빠졌던 `박찬호 중계권 협상'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국제사업부(MLBI) 대표단이 다음달 4일 방한, 박찬호 중계권료를 놓고 한국측 협상대표인 KBS와 재협상을 벌이기로 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LBI 티모시 브로스넌 사장은 지난 23일 KBS앞으로 공문을 보내 "박찬호 경기는 KBS가 충분히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음달 4일 방한해 재협상을 벌이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지난달초 작년의 32만달러보다 무려 10배 가까이 오른 300만달러의 중계권료를 요구해 파문을 일으켰던 MLBI가 사장을 대표로 하는 재협상팀을 파견하겠다고 나선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
아시아지역 순회방문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수준 이상은 절대 안된다"는 KBS의 강경한 태도에 당황한 MLBI로서는 기존의 입장에서 후퇴해 낮은 금액을 제시할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KBS의 요구를 파격적으로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에 대해 KBS는 "아직 답장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오겠다는데 굳이 못만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상황이 어려워 아쉽지만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박찬호 경기를 볼 필요는 없다'는 게 일반 국민정서라 협상에서는 유리한 위치라는 것이 KBS의 설명.
KBS 스포츠국의 한 관계자는 "MLBI가 어떻게 나오든 기존의 요구수준을 지킬 방침"이라며 "금모으기 운동까지 벌이는 어려운 경제사정에서 터무니없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협상결렬이 돼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시즌 `코리아 특급' 박찬호의 멋진 플레이를 안방에서 과연 볼 수 있을까?
직접 대표단까지 파견할 만큼 안달이 난 MLBI와의 다음달 재협상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