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마을 노래' 다시뜬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26일 16시 35분
새마을 노래가 IMF 시대의 `국민 가요'로 떠오르고 있다.
70년대 고도 성장기의 한국 사회를 대표했던 `새마을 노래'가 20여년이 지난 요즘, 리바이벌 붐을 일으키며 IMF 극복을 위한 국민 가요로 각광받고 있는 것.
이달초 국내의 한 기업에서 틀기 시작한 새마을 노래는 큰 호응을 얻으며 신정부 출범과 때맞춰 백화점, 나이트 클럽 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추세다.
코오롱그룹은 이웅열회장의 지시로 이달초부터 과천 그룹 본사와 서울 무교동 코오롱 상사 사무실에서 출근 시간과 점심 시간에 새마을 노래를 틀고 있다.
근면, 자조, 협동의 슬로건 아래 수출을 지향했던 70년대 새마을 운동의 정신을 되살려 국민소득 5천달러로 전락한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 그 취지.
처음 이 노래를 접한 직원들 사이에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새마을 노래를 튼다고 수출이 잘 되냐"는 등의 비아냥거림도 있었지만 보름 넘게 노래를 들려준 결과 업무능률이 크게 향상되는 등 기대밖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고무된 코오롱측은 지난 19일부터 제2탄으로 점심시간에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를 5분간 들려주고 있다.
코오롱상사 기획팀의 이재선씨（28）는 "처음 들었을 때는 가사가 촌스러워 웃음도 났지만 가사 내용이 IMF 시대와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새롭다"고 말했다.
뉴코아백화점도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70년대 새 조국 건설과 경제부흥 운동 당시 국민계몽 운동으로 방송됐던 `새마을 노래' `동방의 새 아침' `나의 조국' 등을 방송하고 있다.
뉴코아백화점은 1980년 개점후 18년간 `아이다의 개선 행진곡'을 개점 시간에 방송했는데, 신정부 출범에 때맞춰 하루 5차례씩 새마을 노래를 비롯, 국민 가요를 들려주고 있는 것.
한편 서울 강남의 나이트클럽 `서편제'도 하루에 두차례씩 새마을 노래를 들려주며 IMF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이 나이트클럽은 레몬 소주와 꼬치 등 저렴한 `새마을형 메뉴'를 선보여 연인이나 직장인들이 주로 찾고 있는데 신정부 출범에 때맞춰 새마을 노래라는 파격적인 레퍼토리를 마련한 것.
이 업소의 구본광전무는 "어려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신정부 출범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새마을 노래를 틀게 됐다"며 "손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걱정도 많았지만 예상외로 반응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