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무용단] '우리 춤 멋과 흥 즐기세요'
기사입력 1998년 02월 26일 16시 35분
"IMF한파로 피곤에 지친 사람들이 우리춤의 멋과 흥을 즐길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무용계에서 처음으로 부부무용단을 창단한 조남규(35)_송정은씨(31).
88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만난 인연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각자 이름을 딴 조남규_송정은 무용단으로 3월 4일 오후 7시 30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창단신고식을 갖는다.
주제는 `해후'.
`그대 발자국 하나'(조남규) `그대 발자국 둘'(송정은) `살풀이'(권명주 외 8명) `황토마루'(조남규) `청동그림자'(송정은) `해후'(유대웅 김은정 외 14명) 등 6개의 소품으로 돼있지만,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해후하는 것으로 무용극처럼 전체흐름이 이어지는게 특징.
사이좋게 각각 세작품씩 맡아 안무한 두 사람은 지난 1년간 이마를 맞대로 서로의 장단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조언하며 준비해왔다.
"한국무용에 국적 불명의 외국춤사위가 너무 난무하고 어려워 대중화가 어렵다"고 지적하는 이들은 "고집스럽게 우리 전통에 기초를 둔 창작춤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다짐한다. 또 "전통춤에서 1930년대 신무용, 현대적 춤사위와 안무기법을 분석, 바람직한 한국무용 안무의 한 틀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아무리 부부지만 서로의 춤색깔은 확연히 다르다.
조흥동씨(무용협회 이사장)의 제자로 7년간 국립국악원 무용단에 몸담았던 조씨는 궁중정재와 민속춤, 신무용 등을 토대로 곡선 위주의 춤사위를 중심으로 안무를 했고, 배정혜씨(서울시립무용단 단장)의 제자인 부인 송씨는 직선 라인이 많은 현대적 호흡의 춤사위를 살려냈다.
"앞으로 매년 1∼2회 발표도 해나가겠다"는 이들 부부는 발레에서 제임스전의 서울발레시어터, 현대무용에서 조성주 박호빈의 조박무용단이 활동하는 것처럼 한국무용계의 대표적 부부무용단으로 `한국무용의 대중화'를 이루겠다고 기염을 토한다.
이번 발표회에는 무용단원이자 제자인 유대웅 김은정 권명주씨 외에 세종대, 한양대 한국무용과 학생들이 찬조출연한다. (02)760_4612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