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호경] '연기는 사람을 변화시켜요'

기사입력 1998년 02월 26일 16시 35분


고호경은 `신비스러운 눈빛'만으로도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인연기자다.

4월 개봉을 준비중인 코믹잔혹영화 `조용한 가족'(김지운 감독_명필름 제작)에서 고호경은 막내딸 미나역.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고호경의 눈빛에 대해 여자 스태프들 사이에선 "무섭다"는 반응도 나왔지만 남자 스태프들은 "매혹적이다"라면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고호경은 미스터리한 눈빛으로 영화의 주배경이 되는 산장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사건들을 관찰하는 인물로 나온다. 박인환 나문희 최민식 송강호 등 선배연기자들과 비중이 같은 주역인 동시에 음산하고 공포를 자아내는 영화의 분위기에 가장 근접한 인물.

지난해 `조용한 가족'의 공개 오디션을 할 때만해도 제작진은 `개미만한 목소리'로 대사를 읽는 고호경을 캐스팅하기까지 고심을 했다는 후문. 안양예고 2년에 재학중인 고호경은 마스크의 분위기는 배역과 기막히게 맞아 떨어졌지만 연기경험이 전무해 우려를 자아냈다.

캐스팅이 확정된 후에도 고호경은 대사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며 울음을 터뜨려 제작진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는 것.

하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면서 선배연기자들과 조화를 이루는 데 성공하고, 고호경 특유의 강렬한 눈빛이 카메라앞에서 번득이면서 김지운 감독을 안심시켰다.

모든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을 진행중인 요즘 고호경의 어머니도 "내성적이었던 딸이 영화를 하면서 철이 들고, 적극적인 성격이 됐다"면서 영화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는 후문이다.

[안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