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LG창단 첫해 우승신화 '영그는 꿈'
기사입력 1998년 02월 26일 15시 30분
`신화창조'.
프로농구 경남 LG가 꿈꾸는 창단 첫해 우승의 신화가 조금씩 무르익어간다.
25일 대구 동양을 꺾음에 따라 공동3위 원주 나래,부산 기아와의 간격을 1.5게임차로 벌리며 플레이오프 4강 직행 티켓을 반쯤 거머쥔 LG는 이제 공공연하게 대권에 도전해보겠다는 각오다.
올시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면서도 말을 아껴왔던 이충희 감독은 "현재의 페이스라면 정상에 도전해 볼만하다"고 주저없이 밝힐 정도다.
LG가 도모중인 쿠데타의 선봉장은 재간둥이 김태진（23．1m74）.
LG 특유의 수비농구를 최전방에서 이끄는 김태진은 "선수들 모두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면서 창단 첫해 우승이 과욕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LG의 올시즌 돌풍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대사건이었다.
김태진을 비롯한 선수 대부분이 지난해 2월 대학을 졸업한 신인들인데다 대학시절에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던 탓에 올시즌은 경험을 쌓는데 만족한다는 게 시즌 직전 구단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순간, 체력을 바탕으로 한 LG의 수비농구는 이충희 감독이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무서운 위력을 발휘했다.
김태진이 선봉에서 상대 포인트가드를 봉쇄하면 버나드 블런트나 박규현이 달려들어 더블팀에 가세하는 형태의 함정수비는 경기 경험이 풍부한 기존팀들도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LG의 이같은 수비시스템은 프로농구 최단신 선수임에도 경기당 3∼4개의 리바운드를 따낼 만큼 투지가 뛰어난 김태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거기다 간간이 바스켓을 뒤흔드는 김태진의 장거리포 또한 양희승의 부상에 따른 3점슈터 부재라는 LG의 약점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대전 현대를 잡을 팀은 LG밖에 없다"는 항간의 풍문은 김태진의 무게를 반영한 예상임에 틀림없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