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사상 첫 TV중계 없는 동계체전
기사입력 1998년 02월 26일 15시 30분
@…동계와 하계전국체전은 매년 빠짐없이 TV로 중계가 돼왔다.
그러나 국내 동계스포츠의 유일한 종합대회인 이번 제79회 동계체전은 스포츠뉴스가 아니면 TV를 통해 볼 수가 없게 됐다.
방송사들이 TV중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IMF 한파'의 영향일까. 아니다.
방송사들은 이번 동계체전을 위해 낮에 2시간씩 생방송을 할 수 있도록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체육회와도 중계를 합의했다.
그런데 장애가 생겼다. 알파인 스키 중계를 맡은 SBS가 도저히 중계를 할 수 없다고 두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SBS가 알파인 스키가 벌어지는 강원도 휘닉스파크의 파라다이스 슬로프 골인지점에 중계차를 이동시켜야 하는데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안된다는 것.
골인지점은 주차장에서 1㎞정도 떨어진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데 중계차가 스스로는 올라가질 못하고 비클（설상차）이 이끌어줘야만 가능하다.
대회를 유치한 휘닉스파크측에서는 골인지점까지 슬로프의 눈을 치우고 중계차를 이동할 수 있도록 최대의 협조를 약속했다.
그러나 SBS측이 중계차를 운반하는 도중 사고가 발생해 1대에 40억원이 넘는 중계차가 손상을 입을 경우 책임을 누가 지겠느냐며 난색을 표명한 것.
이같은 이유로 알파인 스키 중계가 취소되자 다른 방송사들도 스키 중계 없이는 낮방송 2시간을 모두 채울 수 없다고 판단, 아예 전체 중계를 포기했다.
TV중계를 시작한 이후 체전이 처음으로 전파를 타지 못하게 되는 진기록이 올해 세워진 것이다.
[평창＝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