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일본은 내게 맡겨라'
기사입력 1998년 02월 25일 15시 15분
【요코하마(일본)＝본사 국제전화】 "일본은 내게 맡겨라."
`왼발의 달인' 하석주(河錫舟．30．세레소 오사카)가 제4회 다이너스티컵(3월1∼7일．일본) 개막전인 `3．1절 한－일전'을 앞두고 극일(克日)의 첨병을 자임하고 나섰다.
홍명보(29．벨마레 히라쓰카), 김도훈(28．빗셀 고베)과 함께 25일 오후 요코하마에서 월드컵축구팀과 합류한 하석주는 재회의 기쁨을 나눌 새도 없이 `호흡고르기'에 들어갔다.
운명의 한－일전까지는 불과 3일. 낯설지 않은 얼굴들이지만 호흡을 맞추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하석주는 이번 한－일전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02월드컵축구대회의 일본 주경기장인 요코하마구장의 개장기념 경기인데다 한－일전이 굳이 `3．1절'로 잡힌 이유를 간과하지 않고 있다.
잘 닦아놓은 요코하마 주경기장의 위용으로 아직 주경기장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한국을 압도하고, 한국이 주장하는 경기력의 우위마저 근거없는 것으로 만들겠다는 게 하석주가 알고 있는 일본의 속셈이다.
하석주는 이번 한－일전에서 원래의 왼쪽 윙백에서 왼쪽 날개로 전진 배치된다.
수비부담이 큰 윙백자리를 `거포' 유상철에게 맡기고 특기인 빠른 돌파와 예리한 왼발 센터링으로 한국의 공격루트를 개척하게 된다.
왼쪽 공격형 MF는 94미국월드컵 때까지 하석주가 맡았던 포지션.
그 위치에서 하석주는 미국월드컵에 대비한 각종 평가전과 친선대회에서 왼발 하나로 수차례 득점왕까지 차지했었다.
하석주는 이번에 일본이 자랑하는 소마－나라하시 좌－우윙백의 위력적인 오버래핑과 공격대결을 벌인다.
소마－나라하시 콤비는 월드컵 최종예선 2차 한－일전(97.11.1)에서 한국에 치욕의 패배(0대2)를 안겨준 장본인.
하석주는 "한－일전 패배의 후유증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며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 고국의 팬들에게 반드시 희열을 선사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