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아버님 소원을 기어코 해냈습니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25일 15시 15분
"아버지, 제가 왔습니다."
나가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천m 금메달리스트 김동성(18．경기고3)이 25일 오전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 금메달을 바쳤다.
지난 23일 귀국한 뒤부터 꼬리를 무는 행사 때문에 눈코 뜰새가 없는 와중에도 이날 오전 6시 서울 개포동 집을 떠나 광주광역시 인근의 선산으로 향했다.
지난해 4월17일 고인이 된 아버지(김태영．당시 53세)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서 아무리 바빠도 미룰 수가 없었다.
늘 든든한 후원자였던 아버지는 그날도 전국남녀종합 쇼트트랙선수권대회가 벌어진 태릉링크에 응원을 나왔었다.
이 대회에서 김동성이 우승하자 아버지는 자랑스런 막내 아들을 빨리 만나려고 급히 라커룸으로 뛰어들어오다가 지병인 고혈압으로 쓰러져 영영 유명을 달리 했다.
아버지의 소원이었던 올림픽 금메달을 산소에 바친 김동성은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라며 목이 메었다.
이날 어머니 유영희씨(51) 등 가족 친척들과 함께 묘소를 찾았던 김동성은 오후에 있을 방송출연 등 공식행사 일정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한채 서둘러 상경했다.
[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