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박종숙, 여자 임꺽정 '괴력'
기사입력 1998년 02월 25일 15시 15분
힘이 잔뜩 실린 그녀의 오픈강타 한방에 슈퍼리그 8연패를 노리는 최강 LG정유가 비틀대고 있다.
키 1m76, 몸무게는 `비밀', 떡 벌어진 어깨, 쌀가마니를 단번에 드는 장정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굵은 팔뚝….
SK케미칼의 박종숙(26)이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 여자부 결승전에서 파란의 주역이 되고 있다.
이번 대회 14연승을 달리던 LG정유가 24일 1차전서 SK에 1대3으로 역전패한 것은 박종숙 방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박은 SK에서 공격부담률이 가장 높은 선수. 평균 30%를 웃도는 스파이크 점유률로 SK의 주포 역할을 해내고 있다.
블로킹 라인이 무너진 LG는 이날 박종숙(9득점 12득권) 등에게 `뭇매'를 맞으며 슈퍼리그 결승진출 사상 처음으로 1차전서 패했다.
박은 국내 여자배구 선수들 가운데 가장 힘이 센 선수로 유명하다.
쌀 한가마니(80㎏)를 가뿐하게 드는 장면을 본 모 배구인이 `임꺽정'이란 별명을 붙여줬다고 한다.
박은 이 엄청난 힘을 남다른 노력으로 일궈냈다.
매일 2시간씩 60∼70㎏짜리 역기를 들며 오픈강타의 원천인 힘을 길렀다.
창덕여중 경복여상을 졸업하고 지난 91년 SK에 입단한 박은 SK의 최고참.
지난 69년 팀 창단 이후 단 한차례도 슈퍼리그 정상을 밟아보지 못한 `SK의 한'을 이번에는 반드시 풀겠다는 각오다.
"제발 힘이 세다는 말은 쓰지말아주세요. 은퇴하면 살빼고 시집갈 준비할 거예요."
박은 인터뷰 중 `힘'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얼굴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