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미] 준비하는 '실력파'
기사입력 1998년 02월 25일 15시 15분
얘기는 간단하다. 오빠가 가수인 소녀가 있었다. 부모님이 얼굴을 찡그려도 오빠는 늘 장발에 기타를 메고 헤비메탈인가 뭔가를 한다고 돌아다녔다.
소녀는 매일 오빠를 욕했다. 음악 한답시고 다니면 밥이 나와, 돈이 나와. 그러던 어느날, 소녀는 자기가 그렇게 욕하던 오빠처럼 되어가고 있다는걸 알게 됐다. 결국 보미는 가수가 됐다.
`미스티 블루'의 신인가수 김보미는 동아방송전문대 방송연예과 2년. 지난해 교내 가요제에서 금상을 탄게 데뷔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그 덕분인지 라이브 무대에서도 얼지 않는 타고난 `끼'를 자랑한다.
이은미와 넥스트의 음악을 좋아하고 최근에는 솔 싱어 브렌다 러셀의 노래를 `감명깊게' 듣고 있는 중이다. 애창 팝송은 빌리 조엘의 `뉴욕 스테이트 온 마이 마인드'.
김보미를 `가수가 되게 한 오빠'는 지난 95년 DJ덕과 똑같은 제목의 `머피의 법칙'이란 노래를 내놔 화제가 됐던 그룹 웬즈데이의 김완혁. 아직 음악을 같이 해보자는 얘기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는 전과 달리 제법 대화가 많아졌다.
대표곡으로 뽑힌 `미스티 블루'는 모던록풍의 빠른 템포가 발랄한 김보미의 감성과 똑 떨어지는 노래. `초콜릿 커플'은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데이에는 몇년이 지나도 다시 등장하는 스테디 히트곡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인다.
라이브에서도 합격통지를 받았지만 평가는 `아직도 성장중'. "첫 라디오 공개방송 출연을 위해 갔는데 녹음 때보다 노래를 훨씬 잘해 놀랐다"고 스태프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첫곡 `날 지켜주겠니'의 작사를 맡기도 한 김보미는 "깊은 감정을 표현하려면 역시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고. 앞으로 나올 2집, 3집이 더욱 기대되는 가수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