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풍자극] 부도 중소기업 사장의 '시대유감'
기사입력 1998년 02월 24일 15시 22분
요즘의 경제세태를 반영, 현실적인 슬픔을 담은 연극 한편이 봄무대에 오른다.
`명배우' 명계남이 이끄는 공연기획 이다가 3월 5일부터 4월 26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김사장을 흔들지 말란 말이야'가 그것.
지난해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벌어졌던 모 중소기업 사장의 자살소동을 재구성한 무대로, 연극에 이어 시네마서비스에서 영화로 제작되는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의 작가 엄인희가 작, 연출을 맡았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한근 사장은 대기업에 납품을 하고 받은 어음이 부도가 나자 허탈해 한다. 이 어음을 돈으로 만들지 못하면 세번째 부도가 나기 때문.
그러나 이 대기업이 속한 재벌그룹은 구조조정에 들어가 김사장이 거래하는 회사를 부채까지 끼워 팔아버리려고 한다. 김사장은 돈을 받지 못하면 부도를 내고 다신 회복할 수 없는 길로 간다는 것을 안다.
그는 파국을 막기 위해 이 재벌이 운영하는 호텔 25층에 투숙해서 자살극을 벌인다. 임신 5개월인 아내와 함께. 김사장은 자신의 딱한 사정을 세상에 알리고 세상은 언론과 구조원을 보내 관심을 표한다.
결국 김사장은 돈을 받고 호텔을 떠나지만 또 절망에 빠진다. 오늘 부도는 막았지만 내일 만기가 되는 어음이 두개나 된다는 사실 때문에.
결국 이 무대는 내일은 고사하고 오늘을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을 벌인 김사장의 슬픈 자화상을 통해 IMF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시대의 삶의 현실을 보여준다.
김사장에는 풋풋하고 선량한 한국인의 모습을 그려온 공호석이 맡아 슬픈 인생의 노래를 들려주며, 아내 송미월역에는 개성파 배우 박남희가 출연한다. 기자역에는 연극과 영화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진영이 가세,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한편 극단측은 매주 금요일 공연을 5천원에 관람할 수 있는 `IMF특별티켓'을 마련, 관객서비스 한다. 화∼목 오후 7시30분. 금 토 일 공휴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02)762－0010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