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 태극마크 '내어깨에'
기사입력 1998년 02월 24일 14시 20분
"올해 성적만 좋으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겠죠."
OB 투수 박명환（21）의 시즌 목표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다.
잊혀지지 않는 아픈 기억이 있기에 더욱 절실하다.
지난 96년 충암고를 졸업한 박명환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프로행을 택해야 했다.
학창시절 소망인 국가대표의 꿈도 함께 접어야만 했다.
박명환은 지난 7일 아시아야구연맹 도쿄 총회서 오는 12월 방콕 아시안게임에 프로선수의 출전이 허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다.
원하던 기회가 다시 온 만큼 조금도 훈련을 늦출 수는 없다.
창원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박명환은 지난 21일부터 하루 80개 실전피칭에 들어갔다.
가장 공을 들이는 게 체인지업 다듬기.
최고 시속 151㎞의 직구에 체인지업만 적절히 섞어 던지면 어느 강타자와 상대해도 자신있다는 생각에서다.
폼도 조금 바꿨다.
투구때 오른발 뒤꿈치를 힘껏 치켜세워 낮게 깔리는 공에 파워를 실었다.
지난해 9월 참가한 미국 세인트루이스 교육리그서 눈으로 익힌 걸 겨울훈련에서 실전용으로 가꿀 참이다.
최일언코치는 "오른손 타자와의 인코너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컨트롤만 보강하면 올시즌 10승 돌파는 문제없다"고 밝혔다.
박명환은 데뷔후 강속구와 칼날 슬라이더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몸쪽 승부가 안돼 96년 7승, 97년 8승에 그쳤었다.
"두자리 승수면 일단 국가대표 발탁에 안정권이겠죠. 아시안 게임서 찬호형이랑 어깨를 나란히 하겠습니다."
오는 12월 방콕에 울려퍼질 코리아 함성이 벌써 박명환의 귓전을 때리고 있다.
[서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