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만우 8단●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8년 02월 24일 14시 19분
제3보(27∼37)＝신세대 바둑팬들이라면 강 8단의 이름이 약간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70년대 후반에 학생바둑계를 주름잡던 그를 30∼40대 바둑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당시 강 8단은 현재 조대현 8단,
문용직 4단과 더불어 막강 `고교생 트리오'로서 학생, 일반바둑계를 석권했고 각종 국제학생교류전의 단골멤버였다.
78년 19세의 나이로 입단한 후 그의 삼총사 동료들에 비해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것은 사실. 즉 동료 조 8단은 `한국판 우주류'로 불리며 작년 우주류의 원조 일본의 다케미야(武官正樹) 9단을 `동양증권배'에서 꺾는 등 여전히 활약이 대단하고,
문 4단 역시 이 기전 전신인 `박카스배'에서 87년 결승까지 진출했었고, 이듬해(88년) 지금은 없어진 `신인왕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학문에 전념(서울대 정치학박사)한 관계로 아직 4단에 머무르며 최근 활약은 뜸한 편.
하지만 강 8단도 한국기원의 `행정'쪽에 많은 공로가 있었고 그로 인해 바둑수업에 전념치 못해왔던 것인데 그에 관해서는 차차 설명하겠다.
전보에서 흑 27 공격의 당위성에 관해 설명했었다. 여기서 백은 당연히(?) 백 한점(@)을 준동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백의 응수는 의외로 28 젖힘. 그렇게 젖힌 이상 34까지 `나의 길을 가련다'의 흐름은 내친 걸음인데 백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고육지책이었을 듯.
즉 백 △를 33 따위로 무리하게 탈출시키는 것은 흑 `가', 백 34, 흑 28로 밀어올 때 응수가 난감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흑은 35, 백 36을 선수한 뒤 37로 뛰어들었는데, 이 수로 [참고도] 흑 1처럼 하변을 확실히 단속해두는 것은 백도 2로 좌변 일대를 지켜, 이것은 흑의 커다란 적자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해설 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