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경]금메달 분실 소동
기사입력 1998년 02월 24일 01시 28분
"금메달을 찾아라."
제18회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한국선수단이 개선한 23일 오후 김포공항에서는 한바탕 `금메달 분실 소동'이 벌어졌다.
공항 국제선 제2청사 귀빈주차장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한뒤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던 `나가노 영웅' 전이경(22．연세대 3년)이 갑자기 "금메달 1개가 없어졌다"며 울먹인 것.
이번 대회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낸 전이경은 "분명히 메달 3개를 목에 걸고 비행기에서 내렸다"며 "기자회견을 할때만 해도 모두 있었는데 아마 기자회견장에서 해단식장으로 옮겨오면서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 관계자, 그리고 선수 가족들이 총동원된 `입체 수색작전'이 공항 안팎에서 펼쳐졌다.
나고야발 아시아나 121편으로 오후 4시23분에 도착한 선수단이 입국장에 모습을 보인 것은 오후 4시52분.
전이경을 비롯한 메달리스트들은 오후 5시로 예정된 신문과 TV(라이브)의 합동기자회견 때문에 기다리던 가족과 상봉도 하지 못하고 곧바로 국제선 제2청사 1층 기자회견장으로 떼밀리듯 옮겨가야 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전이경은 이 북새통속에서 금메달을 떨어뜨렸고 이미 `금메달 1개'가 없는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치렀지만 자신은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몇몇 기자회견 입회자들이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만을 목에 걸고 있는 전이경을 보고 의아해했으나 따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넘어간 것.
전이경의 `잘못된 진술' 탓에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장과 해단식장 사이를 오가며 `헛걸음'만 반복했고 이 사이 시간도 상당히 흘러갔다.
관계자들은 "경찰에 맡기자"며 수색을 포기, 공항을 떠났고 가족들만 공항에 남아있던 6시쯤이었다.
한 중년의 여성이 금메달을 손에 들고 가족앞에 나타났다.
전이경이 다니는 서울 자양동 불심정사의 김경화 보살(46)이었다.
김경화씨는 "입국장과 기자회견장 사이의 복도에서 금메달을 주었다. (전)이경이 것인지는 모르고 선수단에 전달해주려고 보관중이었다"며 전이경에게 금메달을 건네주었다.
불심정사의 소유주이기도 한 김경화씨는 이와함께 "이경이가 평소 공덕을 많이 쌓아 부처님의 `가피'(소원을 이루는 것)를 받은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약 1시간여에 걸친 `금메달 분실 해프닝'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